자기계발은 언제나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책을 사고, 강의를 듣고, 루틴을 만들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분명 나에게 잘 맞을 것 같았던 자기계발 방법이 오히려 나를 더 지치게 만들 때가 있다. 처음엔 의욕적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부담이 되고 결국 “내가 의지가 약한가?”라는 생각만 남긴 채 조용히 포기해버리는 경험. 나 역시 그런 자기계발 방법들을 꽤 많이 겪어왔다. 이 글에서는 이론적으로는 완벽해 보였지만 실제 나와는 맞지 않았던 자기계발 방법 4가지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혹시 지금 자기계발이 버겁게 느껴진다면, 이 글이 작은 힌트가 되었으면 한다.

1.매일 새벽에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 루틴 자기계발 콘텐츠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아침형 인간’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새벽 5시 기상, 아침 독서, 운동, 명상 같은 루틴이 거의 공식처럼 등장한다. 그래서 나도 자연스럽게 이렇게 생각했다. “아침 시간을 잘 쓰면 인생이 달라질 거야.” 처음 며칠은 정말 의욕적이었다. 알람을 여러 개 맞추고, 잠들기 전 내일 할 일을 정리했다. 아침에 일어나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지속성이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밤에 집중력이 높아지는 타입이었고, 억지로 잠을 줄여 새벽에 일어나다 보니 하루 종일 머리가 멍해졌다. 아침에 확보한 한 시간보다, 오후와 저녁에 잃어버린 에너지가 훨씬 컸다. 결국 아침 루틴은 점점 형식만 남았고 “이걸 못 지키는 나는 역시 실패자야”라는 자책만 늘어났다. 나중에 깨달은 건 이것이었다. 아침형 인간이 문제인 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같은 시간표를 강요하는 자기계발 방식이 문제였다는 것. 내 리듬에 맞지 않는 루틴은 아무리 좋아 보여도 오래 갈 수 없었다.
2. 하루를 10분 단위로 쪼개는 극단적인 시간 관리 시간 관리 책과 영상에서 흔히 나오는 방법 중 하나는 하루를 10분, 15분 단위로 나눠 계획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이론적으로 매우 매력적이다. 낭비되는 시간이 줄고, 하루를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나도 한동안 이 방식에 빠져 있었다. 아침마다 타임테이블을 만들고, ‘00:00~00:30 독서 / 00:30~01:00 정리’ 같은 식으로 빼곡히 채웠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문제가 드러났다. 현실은 계획표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예상보다 오래 걸리는 일, 갑자기 생기는 연락, 컨디션 난조 같은 변수들이 계속 생겼다. 계획이 조금만 어긋나도 그날 하루가 전부 실패한 것처럼 느껴졌다. 시간을 관리하려던 도구가 오히려 시간에 쫓기는 감정을 키웠다. 결국 나는 계획을 지키는 데 에너지를 다 써버렸고 정작 중요한 일에는 집중하지 못했다. 이 경험 이후로 알게 된 건, 나에게 필요한 건 초단위 통제가 아니라 우선순위 중심의 느슨한 구조였다는 사실이다. 모든 사람에게 촘촘한 시간 관리가 효율적인 건 아니었다.
3. 매일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기록 습관 자기계발을 하다 보면 기록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 기록, 성과 기록, 하루 회고, 감사 일기 등 기록은 분명 스스로를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된다. 문제는 기록의 목적이 어느 순간부터 바뀌었을 때였다. 처음엔 나를 이해하기 위해 쓰던 글이 점점 “오늘은 얼마나 성장했나?”를 증명하는 도구가 되었다. 하루에 특별한 성과가 없으면 쓸 말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불안해졌다. 그래서 억지로 의미를 만들고, 사소한 일에도 ‘배운 점’을 붙이려 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점점 솔직해지지 못했다. 피곤한 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그냥 쉬고 싶은 날조차 “그래도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결국 기록은 나를 성장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나를 평가하는 또 하나의 잣대가 되어버렸다. 지금은 기록의 빈도와 형식을 많이 줄였다. 대신 정말 쓰고 싶을 때, 정리하고 싶을 때만 기록한다. 그랬더니 오히려 기록이 다시 도움이 되기 시작했다.
4. 나에게 맞지 않는 롤모델을 그대로 따라 한 것 자기계발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롤모델을 찾게 된다.
이미 성과를 낸 사람의 방식은 가장 빠른 정답처럼 보인다. 나 역시 여러 책과 인터뷰를 보며 “이 사람처럼만 하면 되겠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사람이 나와 완전히 다른 환경, 성향,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점이다. 외향적인 사람의 네트워킹 전략을 내성적인 내가 그대로 따라 하거나, 위험 감수 성향이 높은 사람의 결정을 안정형인 내가 흉내 내는 건 무리였다. 처음엔 흉내라도 내보지만 점점 나 자신과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 방식이 틀린 것 같고, 계속 남의 인생을 빌려 살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후로는 롤모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따라야 할 사람’이 아니라 ‘참고할 요소만 골라볼 사람’으로 바라보게 됐다. 자기계발에서 중요한 건 누구처럼 되는 것보다, 나에게 맞는 형태를 찾는 과정이라는 걸 그때 알게 되었다. 마무리하며 자기계발이 잘 안 맞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게으르거나 의지가 부족한 건 아니다. 오히려 자기 자신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방법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세상에 좋은 자기계발 방법은 많지만 ‘모든 사람에게 좋은 방법’은 없다. 잘 맞지 않는 방식을 내려놓는 것도 분명 하나의 성장이다. 지금 하고 있는 자기계발이 유난히 버겁게 느껴진다면 조금 멈춰서 이렇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 “이건 정말 나를 위한 방법일까, 아니면 그냥 좋아 보였던 방식일까?” 그 질문에서부터 나에게 맞는 자기계발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